💡 Insight
신학교 생활의 시작은 익숙한 군대 경험과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긴장감과 기대감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혼자서의 시간과 사람들과의 만남 사이에서의 갈등이 드러난다.
신학교 생활 042700
가방을 들었다. 묵직하다. 갑자기 군대에서 행군하기 위해 배낭을 메던 기억이 떠오른다. 배낭에 짐을 넣을 때는 가벼운 것 먼저 밑에 깐 다음 무거운 것을 위에다 얹어놓고 어깨 끈을 당겨서 배낭이 쳐지지 않도록 해야 오래 걸을 수 있다. 이미 몸에 익은 방법이라 가볍게 가방을 둘러멨다. 콤비를 걸쳐 입고 배낭을 멘 모습이 별로 마음에는 안 들었지만 빨리 가서 시간을 절약해야한다는 일념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구내 식당. 누구 아는 사람 없을까? 사람에 대한 갈증이 속에서 은근히 솟아오른다. 안돼 사람 만나면 쓸 데 없이 시간을 보낼지도 몰라. 혼자 질문 대답을 해가면서 바나나 하나를 집어들었다. 60전을 지불하고 나와 계속 도서관을 향했다.
반대편에서 무리 진 사람들이 다가온다. 맨 앞에 있던 한 여자가 무리를 향하여 돌아서더니 시끄럽게 학교 소개를 해댄다. ‘이쪽은 도서관이고, 이 학교에는 도서관이 학과마다 있고, ..’ 군중 맨 앞줄 가운데에 있는 학생이 인상적이다. 보기에 중학교 1학년 학생쯤 보이는 말끔한 여학생이 열심히 안내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공부를 잘해서 조기 대학 입학을 하려는가’ 질문을 던지면서 도서관 있는 건물로 들어섰다.